아카데미소요:정치철학 고전 읽기 3월 강의

3월의 책 스피노자『신학정치론』
  • 강사 : 김은주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 일시 : 3월 14일, 21일 (화) 19:30~21:30
  • 장소 : 철학서점 소요서가/ZOOM
  • 등록 : 아래 신청하기 버튼
  • 문의 : soyoseoga@gmail.com

강의료는 2회 6만원이며, 정치철학 이전 강의를 수강하신 분은 4만원 입니다.
회당 개별 신청은 불가합니다.
강의 종료 후 한 달간 반복 시청이 가능한 녹화링크를 보내드립니다.

당일 대면/비대면 참석이 어려우신 분들도 자유롭게 시청 가능합니다.

강사소개

강사 김은주는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철학과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프랑스 리옹 고등사범학교에서 스피노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17세기 철학과 현대프랑스철학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대표 역서로 『지성교정론』 (스피노자, 길),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 (알렉상드르 마트롱, 그린비), 『스피노자 매뉴얼: 인물, 사상, 유산』 (피에르-프랑수아 모로, 에디토리얼) 등이 있다.

강의소개

오늘날 스피노자는『윤리학』의 저자로 통하지만, 스피노자 당대에 그의 이름을 전 유럽에 퍼뜨린 것은 『신학-정치 논고Tractatus theologico-politicus』이다. 『급진적 계몽주의』의 저자 조너선 이스라엘(Jonathan Israel)에 따르면, 『신학정치론』 출판(1670) 이후 1세기 반 이상 동안(1820년까지), 유럽에서 이 책만큼 널리 토론되고, 반박되고, 고발되고, 상세하게 분석된 책은 없다. 데카르트주의와 신학적 진영 사이에 묵시적으로 형성된 타협을 스피노자가 과감하게 깨뜨리고 종교와 정치에서 급진적인 자유를 주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의의나 영웅적 면모보다 오늘날 철학적으로 더 흥미로운 것은 스피노자가 암시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난점들이다.

이 강의는 ‘철학할 자유’가 신앙에도, 국가의 평화와 안전에도 해롭지 않고 오히려 필수불가결하다는,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너무 당연해 보이는『신학-정치론』의 주장이 어떤 점에서 급진적인지를 살펴보는 동시에, 어떤 난점이 암시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것이다.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조명할 제재는 스피노자의 유대주의 분석이다. 유대주의는 하나의 종교일 뿐만 아니라 히브리 신정이라는 국가체제로 구현된 정치사상이기도 하며, 나아가 국가가 없는 상황에서도 유대인의 정체성을 유지시킨 독특한 민족 사상이기도 하다. 알튀세르가 스피노자의 히브리 신정 분석을 3종의 인식의 유일한 사례로 꼽을 만큼, 스피노자는 히브리 신정과 유대주의의 다양한 측면과 수준에 대한 섬세하고도 심오한 철학적 분석을 제시한다. 시대를 앞질러 자유와 민주주의의 난점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분석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첫 번째 강의 3월  14일 (화) 19:30~21:30

『신학-정치론』의 ‘신학’에 해당하는 부분(1-15장)을 스피노자와 구약성서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룰 것이다. 스피노자가 물려받은 가장 중요한 지적 문화적 자산은 데카르트의 철학이겠지만, 다른 한편에는 유대주의가 있다. 스피노자는 자그마치 논고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내용을 종교와 성서 해석에 할애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구약과 유대주의 분석이 차지한다. 일차적인 이유는 히브리어와 유대교가 스피노자 자신의 문화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신학정치론』이 주로 스피노자의 반유대주의나 종교 비판을 중심으로 고찰되어 온 반면, 이 강의에서는 스피노자의 종교 비판에 함축된 뉘앙스와 적극적 함의가 더 강조될 것이다. 특히 스피노자에 대한 유대 공동체의 ‘파문’, 그리고 향후 반유대주의의 모든 요소를 다 지니고 있다고 할 만큼 가혹한 성격을 띠는 스피노자의 유대주의 비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것이다.

두 번째 강의 3월  21일 (화) 19:30~21:30

『신학-정치론』의 ‘정치’에 해당하는 부분(16-20장)을 스피노자와 홉스의 관계, 그리고 히브리 신정의 모델을 중심으로 다룰 것이다. 스피노자는 형이상학과 자연학에서 데카르트 진영에 서듯, 정치철학에서는 홉스의 진영에 선다. 그러나 그는 홉스의 사회계약론의 한계를, 당대 보수주의 진영에서 정치적 모델로 내세우던 히브리 신정에 비추어 짚어내고, 정치 체제가 어떻게 대중의 정념에 의해 세워지고 파멸되는지를 보여준다. 부재하는 신을 중심으로 평등한 대중에 의해 통치되는 히브리 신정의 생성과 소멸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교훈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표현의 자유’에 대해 스피노자가 보이는 이중적 태도는 오늘날 우리에게 자명해 보이는 결론을 되짚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