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문학-미술’ 시기 푸코의 눈을 따라, 언어작용-이미지, 현대성, 계몽, 미로, 에피스테메, 담론, 위반, 바깥의 사유 등의 열쇠말을 통해, 보들레르, 플로베르, 바타유, 블랑쇼의 세계를 읽습니다.
“지도도 달력도 없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푸코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고유명사가 되는데, 이에는 이른바 ‘문학’ 역시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60년대 ‘지식의 고고학’ 시기를 통과하던 푸코는 바로 이런 관심 아래 이 작가들을 통과하며, ‘(유럽) 문학의 탄생 조건’을 검토-변경합니다.
이러한 탐구에 대한 우리의 검토는 ‘오늘-여기 우리’ 문학에 대한 관념의 변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사소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미셸 푸코의 윤리의 계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철학과 필립 라쿠라바르트 아래에서 「미셸 푸코와 현대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및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안연구공동체 ‘철학학교 혜윰’의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세창출판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길밖의길), 『미셸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 읽기』,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읽기』, 『미셸 푸코의 《임상의학의 탄생》 읽기』(이상 세창미디어), 옮긴 책으로 미셸 푸코의 『상당한 위험: 글쓰기에 관하여』(그린비) 및 『담론의 질서』(세창출판사), 질 들뢰즈의 『푸코』(그린비) 등 다수가 있다.
강사 임성진은 서울대학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 서울대 강사로 있다.
원전 번역서로 키케로의 『설득의 정치』(공역), 세네카의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공역)가 있으며, 현재는 키케로의 『의무론』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강의소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정치학’이라는 제목을 단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정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민주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현재의 정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고전이다.
우리에게 민주주의만으로 충분할까? 우리는 민주주의에서 행복하게 살까? 이 물음에 대한 답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정치학』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학』에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본보기가 되는 정치체제(이상적인 정치체제)와 우리가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체제 그리고 민주정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체제의 문제점이 제시되어 있다.
『정치학』에 대한 이 강의를 통해 정치체제가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민주정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우리가 어떤 정치체제를 모색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강의 11월 15일 19:30~21:30
『정치학』의 전체적인 논의 구조를 설명하고, 구성 및 해석 문제를 다룰 것이다. 『정치학』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치학』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국가와 시민과 정체(정치체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왜 국가에서 살아야 하는지, 아리스토텔레스가 왜 국가의 구성원 가운데 시민에 주목하는지, 정체가 왜 『정치학』에서 핵심주제인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강의 11월 22일 19:30~21:30
우선 여러 종류의 현실 정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좋은 정체와 나쁜 정체는 각각 무엇인지, 정체의 좋고 나쁨을 판별하는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현실적인 최선 정체는 무엇인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등을 알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상 정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상 정체가 플라톤 등의 이상 정체에 비해 어떤 특징과 의의를 지니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강사 정준영은 성균관대학교에서 플라톤 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암학당의 학당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이자 정암학당의 연구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서양고대철학 I』(공저), 『아주 오래된 질문들』(공저), 『플라톤의 그리스 문화 읽기』(공저) 등이 있고, 원전 번역서로는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 『알키비아데스 I•II』(공역)가 있다. 현재는 그리스 비극작가 중 소포클레스를 탐문하고 있으며, 또한 플라톤의 『국가』를 번역하기 위해 정암학당의 공역자들과 함께 10년째 고전(苦戰)하고 있다.
강의소개
플라톤의 『국가(politeia)』는 인류 최초의 체계적인 정치철학서다. 이 텍스트는 정치철학서로 최초이면서도 최고 수준의 사유의 결정체를 담고 있는 대작(大作)이다. 책의 분량이 엄청나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논의가 보여주는 수준과 깊이의 엄청남에서도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과거의 시간 속으로 흘러가버린 옛 책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최신의 문제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고전이라 할 만하다.
사실 우리가 독자로서 『국가』를 읽고 나면 중립적인 입장에 서기 어렵다. 우리는 플라톤의 근본적 문제의식과 치열한 논변 및 어마어마한 대안에 취해 열정적인 플라톤주의자가 되거나, 아니면 그가 내놓는 급진적 대안들에 놀라 지독한 반플라톤주의자가 되거나 한다. 이 책은 매력과 혐오를 동시에 일으키는 책인 셈이다.
어떤 이들은 『국가』의 플라톤을 공산주의자로 보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파시스트로 보기도 한다. 또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을 가리켜 이 세상에 실현될 수 없는 ‘공허한 유토피아’(ou-topos)에 불과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실현될 수 있는 긍정적 이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유토피아’(eu-topos)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대립된 시각과 관련될 수 있는 내용들 모두가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그러나 플라톤은 ‘극우’도 ‘극좌’도 아니다. 그런 말은 근대에 발생된 개념들이다. 그를 근현대 정치철학의 스펙트럼 안에 가두어 둘 경우, 우리는 입맛에 맞는 편식을 한 채 음식평을 하는 외눈박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강연에서는 플라톤을 어느 한 시각에 갇히게 하지 않으려 한다. 플라톤이 제시한 이슈와 논변의 핵심을 철저하게 검토한 뒤, 타당한 온고이지신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 첫 번째 강의 10월 18일 19:30~21:30
이 강연의 첫 번째 시간에서는 먼저 『국가』가 무엇을 문제로 삼았는지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음으로써 플라톤의 문제의식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가』에서 플라톤은 공염불로 그칠 막연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 아니라 그가 쓰러뜨리려는 입장과 강렬한 한판 씨름을 벌인다. 플라톤은 전통과 싸우기도 하고 당대와 싸우기도 한다. 더구나 플라톤이 논문이 아니라 대화편을 썼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에서 플라톤이 누구의 어떤 견해와 씨름했는지는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검토함으로써 플라톤 ‘자신의’ 근본적 문제의식을 파악하는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한편 이 강연에서는 ‘정치철학’을 주제로 삼는다고 해서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견해에 대한 논의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그렇다고 흔히 주목되는 이데아 이론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불평등을 전제하는 『국가』의 이상한(?) 정의(正義) 개념은, 존재를 기능적으로 이해하는 플라톤의 ‘기능주의적’ 사유와 그의 ‘기술(technē) 형이상학’을 발전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강연의 첫 번째 시간에서는 플라톤이 제시하는 통치 기술을 그의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플라톤의 ‘정의(dikaiosynē)’ 개념을 논의할 것이다.
▪ 두 번째 강의 10월 25일 19:30~21:30
이 강연의 두 번째 시간에는 먼저 플라톤의 정치체제론을 검토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가 왜 민주주의를 그렇게 부정적으로 비판하는지를 탐색할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선이해를 전제로 놓고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이런 논의를 검토할 때는 현대의 색안경을 배제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강연은 이런 노력을 전제로 『국가』의 ‘이상국가론’에 놓여 있는 원리가 무엇인지를 따져볼 것이다.
이 강연의 두 번째 시간의 두 번째 주제로는 도발적인 이슈를 다룰 계획이다. 플라톤은 자신의 이상국가를 ‘아름다운 나라(kallipolis)’라고 부르는데, 이런 나라는 이른바 ‘철인왕’이 다스리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철학자가 통치하는 나라는 진정 아름다운 나라일까, 아니면 현대의 어떤 정치철학자들이 말하듯, 전체주의 국가일까? 그런데 현대 정치철학자 중 상당수는 『국가』의 복잡한 기획을 엄밀하게 고려하기보다 ‘플라톤은 전제주의자!’라는 전제를 깔고 『국가』를 자의적으로 짜깁기해서 비판하기도 하는 것 같다. 우리는 기존의 이런 논의 방식을 극복하기 위해 이슈들을 세밀하게 나누거나 분류하여 ‘전체주의’ 해석 문제를 다룰 것이다.
(* 첫 번째 강연은 대체로 『국가』의 1권부터 5권까지를, 두 번째 강연은 대체로 5권부터 10권까지를 다루게 될 것입니다. 5권의 논의는 첫 번째 강연과 두 번째 강연에서 중복해서 등장할 것입니다.)
철학의 개념들은 이미 일상 언어 안에 있다. 실체, 인과, 필연, 본질 등 철학자에게 중요한 개념들은 생활의 언어이기도 하다. 혹자는 철학적 개념들이 일상어에 오염되었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철학의 개념들은 일상언어 안에 잠들어 있을 뿐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를 전문가들의 통치 문제 정도로 치부한다면, 정치는 우리 삶에서 영영 깨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상 속 우리는 스스로를 보존하고자 노력한다. 자신을 보호하고 가꾸려는 욕망의 실현은 이미 타자와의 정치적 관계에 우리를 들어서게 한다.
일상어 안에 잠든 철학적 사유를 깨우려면, 도처에 잠들어 있는 ‘정치’를 깨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분께서 생각하는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요?
프랑스의 철학자 미구엘 아반수(Miguel Abensour)는 정치철학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입장을 다음처럼 소개합니다. (『정치철학에 맞선 한나 아렌트?』, 2006)
‘플라톤의 작품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정치철학이란 분야는 철학과 정치 사이의 긴장을 전제한다. 철학이 사유라면 철학적 사유는 물러서는 자세이고, 정치가 행동이라면 정치적 행동은 활동적인 삶이다. 그런데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치는 철학에 종속되고, 공동체는 철학의 특수한 명령을 따르게 된다. 다시 말해, 시민들의 공적 토론은 위축되고 구체적 행위는 거절되며, 사람들 사이의 실제적 다수성은 <일자>의 배타성 앞에서 위축된다.’
아반수는 이런 사태를 하이데거의 <존재 망각>에 필적하는 <행동 망각>으로 규정하며, 아렌트를 따라 전통적인 의미의 정치철학은 권력기관과 통치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파악합니다. 사람들은 공존의 조건을 직접 만들기에는 무능력해서 철학적 사유의 도움이 외적으로 필요하다는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아반수는 아렌트와 함께 철학적인 사유와 정치적인 행동 사이에서 <정치적인 사유>의 길은 가능한지 질문합니다. 정치철학은 정치에 할당된 철학의 부분이나 정치라는 특별 대상에 적용된 철학적 방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산출하는 행동에 대한 사유는 아닐까요? 정치적인 사유에는 명령과 복종/저항의 질서를 넘어서는 더 큰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카데미소요에서는 이런 상상력의 길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서양 지성사에서 대표적인 정치철학 작품들을 살펴보며,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적인 것>은 무엇인지 함께 비판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파리8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철학서점 소요서가를 운영하는 연구소오늘의 대표로 일하며, 칸트와 푸코 철학의 관계를 중심으로 프랑스 인식론의 ‘비판성’를 추적하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강의소개
긴 글 아래에 세 줄 요약 또는 한 줄 요약을 달고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고 덧붙이는 인터넷 문화가 있다. 처음에는 복잡한 사태에서 핵심만 포착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되었지만, 실제로는 긴 글을 읽을 시간이 없거나 아예 읽을 생각이 없는 이들에게 정보를 지시하는 효과만 주고 있다.
“한 줄 철학”은 정반대의 길을 가려고 한다. 철학사의 대표적인 경구 하나를 골라 두 줄, 세 줄로 확장해가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설명하고 문제를 던지는 비판의 기술을 함께 고민할 생각이다. ‘더이상의 지시는 사양한다.’
강의일정
제1강 9월 2일 “악법도 법이다”
플라톤의 ‘파이돈’
과연 악법도 법인가? 소크라테스의 유언을 통해 그가 선택한 철학적 삶의 방식을 생각해보자.
제2강 9월 16일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성찰’
일생에 한 번은 모든 것을 뿌리째 뒤집고 최초의 토대들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결단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제3강 9월 23일“모든 고귀한 것은 어렵고 드물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우리는 현세에서 영원성을 경험할 수 있다. 정념을 억제하고 다스리는 덕의 길에서 당신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제4강 9월 30일 “너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칸트의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은 인간이 자기 책임인 미성년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년 상태란 타인의 지도 없이는 지성을 사용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다.